같은 표준 프로그램, 멘토의 손에서 이야기가 되다 — 3차 오프라인 사전연수
2026.09.12

오늘의 교실
9월 12일 토요일, 서울 스페이스쉐어 중부센터. 7월 30일 1차, 8월 10일 2차에 이어 세 번째 대학생 멘토 오프라인 사전연수가 열렸습니다. 이번에도 긴 테이블마다 "고등학교 1팀", "중학교 2팀", "초등학교 저학년 2팀" 같은 표찰이 섰고, 멘토들은 자신이 맡을 학교급별로 나뉘어 앉았습니다.

오프라인 연수는 온라인 연수에서 들은 내용을 직접 해보는 자리입니다. 하루의 뼈대는 이렇습니다.
- 멘토링 활동 기초 교육 및 오리엔테이션
- 릴레이 피어 티칭 1부(차시별 활동 흐름 공유)·2부(활동 시연)
- 학교급별 AI 리터러시 교육 핵심 가이드
- 내러티브 설계 워크숍 — 설계·팀별 발표
- 나만의 멘토링 프로그램 설계 워크숍 — 설계·팀별 발표
장면 하나 — 서로를 가르치는 시간
오전의 중심은 릴레이 피어 티칭입니다. 각 팀이 표준 프로그램의 차시를 나눠 맡아, 같은 학교급 다른 팀 앞에서 실제 수업처럼 진행해 봅니다. 학생 역할은 옆 팀 멘토들이 맡습니다. 문서로 읽을 때는 매끄럽던 활동도 사람 앞에서 직접 진행해 보면 어디서 설명이 길어지고, 어디서 학생이 멈출지가 보입니다.

장면 둘 — 활동에 이야기를 입히다
오후 내러티브 설계 워크숍에서는 팀마다 표준 프로그램의 활동에 아이들이 몰입할 이야기 틀을 입혀 발표했습니다. 같은 AI 리터러시 개념이 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같은 음식, 다른 분류? 초등 저학년 팀은 음식 카드로 분류 기준을 바꿔보는 활동을 가져왔습니다. 1단계는 과일과 과일이 아닌 음식, 2단계는 주식과 반찬, 3단계는 식사와 디저트. 같은 김밥이 기준이 바뀔 때마다 다른 칸으로 옮겨 갑니다. 핵심 메시지는 "같은 데이터라도 어떤 기준을 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분류된다", 그리고 그 기준은 AI가 아니라 사람이 정한다는 것입니다. 13단계만으로도 충분하고, 45단계는 심화 선택으로 열어뒀습니다.

보물이 없다! 또 다른 초등 저학년 활동은 보물찾기 모험입니다. AI가 알려준 위치로 출발했는데 빨간 집에 가보니 보물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지도와 주민, 현장을 직접 비교해 단서를 확인하고, 확인한 정보로 진짜 보물지도를 다시 만든 뒤 "다음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로 돌아봅니다. 발표 슬라이드의 부제가 이 활동을 한 줄로 요약합니다. 설명보다 경험이 먼저.

진짜일까, AI일까? 한 팀은 신규 콘텐츠 기획안으로, 좋아하는 연예인에게서 온 것 같은 메시지 두 개를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이 AI가 대신 쓴 것인지 판별해 보는 활동을 제안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익숙한 팬 메시지 형식을 빌려, 그럴듯한 글을 한 번 더 따져보게 만드는 구성입니다.

셀터 17 — 마지막 검역선. 가장 긴 세계관을 가진 활동은 카드 추리형 수업이었습니다. 역병이 퍼진 지 83일째, 신입 검역 담당자가 된 학생들은 정전으로 손상된 검사 기록을 조각조각 맞춰 양성 표본의 주인을 찾아야 합니다. 정보는 한 번에 오지 않고 단서 단위로 복구되며, 일치하는 사람이 여럿이면 아직 확정할 수 없습니다.

이 활동의 설계가 흥미로운 건 시작과 끝입니다. "감염자를 찾아내라"로 시작하지만 "근거 없이 누군가를 감염자로 확정하지 마라"로 끝납니다. 의심스러워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확인된 정보로만 판단하라는 것. AI가 내놓는 그럴듯한 답을 대할 때 필요한 태도를 이야기 속 임무로 바꿔 놓았습니다.

네 개의 이야기, 하나의 원칙
음식 카드, 보물지도, 팬 메시지, 검역소. 소재는 전부 달랐지만 발표를 이어서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 활동도 "AI가 틀렸다"고 먼저 말해주지 않습니다. 학생이 직접 겪고, 의문을 품고, 확인하고, 고쳐 보게 만듭니다. 표준 프로그램이 멘토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원칙이 그대로 멘토들의 설계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표준 프로그램은 뼈대입니다. 그 뼈대에 어떤 이야기를 입힐지는 학교에 서는 멘토의 몫이고, 이날 연수장에서는 그 이야기들이 테이블마다 하나씩 만들어졌습니다.
사진: 연수 현장에서 촬영되었으며, 참가 안내에 따라 본 사업 홍보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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